저의 첫 인턴 경험이 드디어 끝이 났습니다..!
현생을 사느라 정신이 없었네요ㅎㅎ
사실은 저번학기에 인턴을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졸업 논문을 1학기 때 미리 쓰고 2학기 때 인턴이나 취준을 준비하려 했었죠.
요즘 인턴 자리 구하기가 매애애애애애우 어렵기에 (특히 개발자 쪽은 요즘ㅠㅠㅠㅠ)
인턴을 하게 되면 학교 현장실습 통해서 경험을 쌓아볼려고 했습니다.
일단 학교 현장실습이 뭔지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학교랑 기업이 연계해서 학부생들에게 실무 경험을 제공해주고 월급도 받고 학점도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채용연계형 인턴도 상당히 많이 열리니 사실 현장실습을 통해서 잘하면 별도의 취준 없이 바로 취업까지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안하면 오히려 개손해...
(저는 체험형 인턴이였습니다.)
이렇게 채용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있기에 실제 선발 절차도 채용 절차랑 거의 흡사합니다.
제가 지원한 엔씨소프트의 경우에는
1차 서류
2차 면접
순서로 절차가 진행됐습니다.
면접은 실무 면접이고 이건 지원하는 부서에 따라 달랐지만 저 같은 경우는 포트폴리오 발표 + 라이브 코딩으로 면접을 봤습니다.
포트폴리오는 그 전에 했던 프로젝트나 동아리 활동 경험들에 대해서 자유 형식으로 발표하면 되는 거였고,
라이브 코딩은 말 그대로 면접 자리에서 코딩을 하면 됩니다.
자세한 나의 면접 후기는 아래 글에 있으니 한 번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꾸벅)
어찌저찌 합격을 하게 되어서 엔씨소프트에서 3월부터 8월까지 약 6개월 동안 인턴십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면접 후기 쓸 때는 기업명을 함부로 공개해도 되는지 몰라서 모자이크 처리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어차피 공개 이력서에도 써야되고 퇴사했기 때문에 그냥 써야지ㅎㅎ
사실 엔씨소프트에서 일해볼 수 있다는 거 자체가 현장실습 제도의 또 다른 장점을 나타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엔씨소프트 현재 공고 상황 보면 개발 직무에서 신입은 아예 없는데
현장실습을 활용하면 대기업에서 개발 직무 인턴을 해볼 수 있다는 게 가장 개꿀 포인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저는 3월에 첫 출근을 하게 됩니다...
첫 출근하면서 이 웅장한 건물에 입성하는 건 진짜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 너무나 설렜던 순간입니다
이렇게 사원증도 받고 신규 입사했다고 회사 엘리베이터 출연(?)도 했습니다...ㅋㅋㅋㅋ
사원증 사진이 잘 나와서 마음에 드네요ㅎㅎ
저의 출근 루틴은 이러했습니다.
아침에 8시 전에 회사로 출근 해서 운동 딱 해주고
개운하게 샤워하고 사우나에 몸 좀 지져주고 사무실로 출근했습니다.
저희 회사는 유연 근무제를 적용하고 있었기에 자유롭게 출퇴근 시간을 정할 수 있고 알아서 근로시간에 맞춰서 일을 하면 됩니다.
팀마다 분위기는 다르지만 우리는 오전 10시반에 항상 데일리 회의를 했기 때문에 그 전에만 출근하면 됐습니다.
그렇게 오전 업무 마치면 회사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아마 저희 회사 최고의 자랑거리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은데 밥이 진짜진짜진짜진짜진짜진짜 맛있습니다.
한식, 면류, 샐러드, 버거 등 6개 중에 선택해서 먹으면 되고 도시락, 죽, 빵과 같은 테이크 아웃 메뉴도 따로 제공을 해줍니다.
선택지도 많고 지이이인짜 맛있어서 점심 먹을 때 항상 행복했던 기억이...
이렇게 맛난 밥을 먹고 오후에 업무 보고 회사에서 6시쯤에 저녁 먹고 퇴근하는 게 저의 근무 루틴이었습니다 .
휴가 내고 AWS 행사도 참여했었고
회사 복지로 휴양소에 당첨이 되서 부산 기장에 있는 빌라쥬드 아난티도 여자친구랑 가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회사의 일상적인 모습이나 누렸던 복지들이었고
업무적으로는 개발자니깐 당연하게도 개발 열심히 했습니다.
6개월 동안 총 2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어차피 대외비인 게 많기 때문에 어떤 프로젝트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하지 않고 인턴하면서 배웠던 점들을 말해볼려고 합니다.
1. 생각보다 코드를 작성하는 시간은 많지 않다.
물론 코드를 작성한 결과가 소프트웨어로서 동작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개발자는 단순 코딩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피부로 느꼈습니다.
어떤 특정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 어떤 툴을 사용할 것인지 어떤 기술스택을 사용할 것인지
아키텍처는 어떻게 만들 것이며 왜 이들은 이런 식으로 설계가 되었고 데이터 플로우는 이게 맞는지
코드를 작성하는 시간보다 이런 고민을 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훨씬 길었습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를 한 달 안에 마무리하려고 하면
5~60퍼가 저렇게 다같이 고민을 하는 시간이었고
2~30퍼가 코드를 작성하는 시간
나머지가 테스트를 진행하는 시간
이런 식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됐습니다.
모든 방향성이 결정되고 난 다음에 코드 작성을 하게 되니 불필요한 작업이 없어지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만 효율적으로 코드를 작성하게 되니
전체적으로 보면 개발 속도도 훨씬 빨랐고 안정성도 훨씬 높아지게 되는 거 같습니다.
코드부터 작성하던 과거의 저의 미천한 모습들이 겹쳐지면서 실제 현업에서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배웠습니다.
2. 소프트 스킬은 개발자의 역량에서 생각보다 훨씬 더 큰 부분을 차지한다.
저를 포함해서 많은 대학생 개발자들이 많이 착각하는게 기술을 많이 알아야 좋은 개발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것도 알아야되고 저것도 알아야되고 이러면서 지식을 계속 쌓아나갑니다.
물론 당연히 많이 알면 알수록 좋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능력입니다.
하지만 기술적 역량 = 개발자의 역량은 아닙니다.
문서화 능력, 팀원들과와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에 대해서 절대 등한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팀원분들이 저에 대한 평가나 조언을 해주실 때를 보면
"성철님은 성격이 좋으셔서 어딜 가나 다 잘 어울려서 협업 잘 할 거에요"
"운동도 꾸준히 하고 맡은 업무도 책임감 있게 하는 모습이 성실해보여서 정말 좋았어요."
이렇게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사실 인턴 레벨이라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기대치가 높지 않기에 피드백이 많지 않았던 거일 수 있겠지만
결국 사람들이 기억하는 건 제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냐보다는 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모르면 공부하면 됩니다.
근데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공부한다고 착실하게 쌓이는 지식이 아니기 때문에 말하는 연습, 글 잘 쓰는 연습 등에 대한 필요성을 매우 크게 느꼈습니다.
그렇게 무사히 프로젝트들 마무리하고 인턴십 성과 발표까지 완료했습니다.
팀원들 모두 서로 성격도 너무 잘 맞고 유쾌해서 이렇게 떠난다는 게 마음 한 켠에 아쉬움이 계속 남네요.
퇴사하기 한 2주 전부터 팀원분들께서
"졸업하고 다시 오시는 거죠?"
"설마 재입사 안 하고 통수 치시는 건 아니죠?"
이런 식으로 장난 섞인 말씀도 많이 해주셔서 그래도 제가 이 팀에 잘 녹아들었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쉽지만 너무나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팀원분들뿐만 아니라 제가 참여했던 사내 스터디원분들도 너무 아쉽다고 꼭 다시 돌아오셔야된다고 하시면서 번호 교환도 했었네요.
이런 거 보면 그래도 사회생활 꽤나 괜찮게 한 거 같습니다ㅎㅎ
엔씨소프트는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최상위 티어에 있는 기업입니다.
특히 개발자 채용문이 다 닫힌 상황에서 이렇게 휴학 없이 대기업에서 인턴해볼 수 있다는 거는 정말 특별한 기회였습니다.
이런 기회를 제공해준 학교 그리고 이런 포지션을 만들어준 엔씨한테도 감사의 마음이 되게 많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제 개인적인 역량뿐만 아니라 경력사항에 쓸 말이 훨씬 많아져서 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회를 제공해준 고려대학교 현장실습지원센터, 엔씨소프트
많이 부족한 인턴 잘 챙겨준 저희 개발실 실장님, 팀장님, 팀원분들(특히 제 멘토님)
사회 경험이 많이 부족한데도 같이 스터디 너무 재밌게 한 사내 스터디원분들
모두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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